건강

만성질환 재활치료르 받을 수 있는 병원

기쁜맘09 2016. 4. 21. 08:58


치료 후 삶의 질 높이는 게 목적… 재발·합병증 막고 정서 관리도
美·英선 COPD 호흡재활 필수, 국내도 심장재활 등 적극 도입

만성질환 재활치료는 수술 등 치료를 한 후 재발·합병증 등을 막아 남은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진은 협심증 환자가 재활 운동 종류와 강도를 정하기 위해 운동부하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만성질환 재활치료는 수술 등 치료를 한 후 재발·합병증 등을 막아 남은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진은 협심증 환자가 재활 운동 종류와 강도를 정하기 위해 운동부하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4월 12일 오후 1시, 세브란스병원 심장웰니스센터. 지난해 심장 판막을 인공으로 교체했다는 이모(70)씨가 벽면에 붙은 심박수·혈압 등을 측정하는 기기를 보며, 비스듬히 누운 채 다리로 롤패드를 들어 올리는 레그프레스를 하고 있다. 이씨는 "심박수 100회가 넘지 않도록 강도를 조절 중"이라며 "3개월째 통원하면서 재활 중인데, 과거와 달리 가족과 대화하며 걸어도 숨이 차지 않는다"고 말했다. 운동부하심폐검사실에서는 두 달 전 협심증이 재발해 심장스텐트 시술을 받은 김모(69)씨가 머리와 배에 심박수 등을 측정하는 기기를 여러 개 붙인 채 트레드밀을 걷고 있었다. 심장재활 전문간호사는 "추천 운동과 강도를 알려주기 위해 운동 능력을 측정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첫 치료 후 체력이 약해져 운동량을 줄였더니 몸이 점점 무거워졌고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버거웠다"며 "이번에는 꾸준한 재활로 재발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활하면 흔히 교통사고·뇌졸중 등을 겪고 급성기 치료를 한 후 일상 복귀를 위한 치료를 떠올린다. 그런데, 최근 수년 사이 심장병·만성폐쇄성폐질환(COPD)·치매·암 같은 만성질환에도 재활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재활의학회 나은우 회장(아주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은 "평균 수명이 늘면서 병을 갖고 오래 사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병 치료를 끝낸 후에도 재발·합병증·심리 문제 등을 겪는 환자가 많아 이를 해결하는 재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심혈관연구원이 2012년 전국 65개 병원에서 협심증·심근경색으로 스텐트 시술을 받은 후 퇴원한 환자 509명을 조사했더니, 환자의 27%가 병이 재발해 재시술을 받았다.

만성질환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
만성질환 재활은 병의 치료 등 당장 급한 불을 끈 후 남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미국·영국 호흡기학회는 호흡재활이 COPD 환자의 호흡곤란을 줄인다는 연구를 근거로, 현재 치료의 필수 부분으로 강조하고 있다. 미국심장학회 등은 심장재활을 하면 10년 후 사망률이 20~ 25% 줄어든다는 효과를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지재활이 치매 환자의 기억력·집중력·학습력 유지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정신재활이 암환자의 우울·피로감을 완화한다는 연구가 여럿 나오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최근 만성질환 재활이 국내에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2009년 서울아산병원을 시작으로 전국 17곳에서 심장재활을 단독으로 하는 클리닉 등이 운영되고 있다〈표〉. 대한심장호흡재활의학회 등은 지난해 '호흡재활 지침서 2015'를 발간했으며, 전국 보건소·권역별 치매예방재활센터에서는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재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암환자의 정신 문제 관리를 위해 한국정신종양학회가 최근 창립됐다.

☞ 만성질환 재활

치료 후 재발·합병증·악화를 막기 위해 시행되는 치료.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장기 기능을 회복·유지하며, 우울·불안 등 정신 문제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김하윤 헬스조선 기자